교우들은 보십시요 - 신부님의 마지막 편지 가톨릭 신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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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우들은 보십시요 - 신부님의 마지막 편지

자료출처 :- 쿠웨이트 한인 천주교 교우회 http://catholickwt.byus.net/
자료생성 :- 김종원 미카엘 (쿠웨이트 주교좌성당 사목위원, 가톨릭 쿠웨이트 한인 공동체 회장)


우리가 잘아는 김대건 신부님(1822∼1846,   24세)의 마지막 편지 입니다.

이번에 공동체 대회의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전시회의 신부님 사진 옆에 한글, 영문으로 게시했습니다만

전시장에서 찬찬히 읽기가 힘들 것 같아 소개합니다.

 

 

교우들은 보십시오.

 

우리 벗이여, 생각하고 생각해 봅시다.

 

하느님께서 아득한 태초부터 천지 만물을 지어 제 자리에 놓으시고, 그 중에 사람을 당신 모상과 같이 내어 세상에 두신 목적과 그 뜻을 생각해 봅시다.

 

온갖 세상일을 가만히 생각하면 가련하고 슬픈 일이 많습니다. 이같이 험하고 가련한 세상에 한 번 태어나서 우리를 내신 임자를 알지 못하면 태어난 보람이 없고, 살아 있더라도 쓸 데 없습니다. 비록 주님 은총으로 세상에 태어나고 영세 입교해 그분의 제자되니, 주님의 제자라는 이름도 또한 귀하지만은 실행이 없다면 그 이름을 무엇에 쓰겠습니까.

 

세상에 나서 입교한 효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님을 배반하고 그 은혜를 거스리는 것입니다. 주님 은혜만 입고 그분께 죄를 짓는다면 어찌 태어나지 않은 것만 같겠습니까.

 

씨를 뿌리는 농부를 보건데, 때를 맞춰 밭을 갈고 거름을 주며, 더위에 그 큰 고생도 아랑곳 않고 아름다운 씨를 가꿉니다. 밭거둘 때에 이르러서 곡식이 잘 되고 영글면 땀 흘린 수고를 잊고 오히려 즐기며 춤추며 기뻐합니다. 곡식이 영글지 않고 밭거둘 때 빈 대와 껍질만 있다면, 주인은 땀 흘린 수고를 생각하고 오히려 그 밭에 거름내고 들인 노력을 생각하며 그 밭은 박대할 것입니다.
 

이같이 주님께서는 땅으로 밭을 삼으시고 우리 사람을 벼로 삼으며, 은총으로 거름을 삼으시고, 강생 구속하신 피로 우리를 물 주시어 자라고 영글도록 하셨습니다. 마침내 심판날 거두기에 이르러, 주님의 은혜를 받아 좋은 결실을 보았으면 주님의 의로로운 자녀로서 천국을 누릴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영글지 못했으면 주님의 의로운 자녀라 하더라도 원수가 되어 영원히 마땅한 벌을 받을 것입니다.

 

우리 사랑하는 형제, 자매들이여, 알아봅시다.

 

우리 주 예수께서는 세상에 내려와 친히 무수한 고난을 받으시고 괴로운 데로부터 거룩한 교회를 세우시고 고난 중에 자라게 하셨습니다. 그러니 세상 풍속이 아무리 치받고 싸운다 한들 교회를 감히 이기지 못할 것입니다. 예수 승천 후 사도시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교회는 두루 무수한 박해와 힘들고 어려운 중에 자라 왔습니다.

 

이제 우리 조선에 교회가 들어온 지 5, 60여년 동안 여러 번 박해가 일어나 교우들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또 오늘날 박해가 불길같이 일어나 여러 교우들과 나까지 잡히고 아울러 여러분까지 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한 몸이 되어 애통한 마음이 어찌 없겠으며, 사사로운 정 때문에 차마 이별하기에 어려움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성경에 말씀하시되 작은 털끝이라도 주님께서 돌보신다 했고, 모르심이 없이 돌보신다 하셨습니다. 어찌 이렇듯한 박해가 주께서 하고자 하신 일(主命) 아니며, 주님의 상(主償)과 주님의 벌(主罰)이 아니겠습니까.

 

주님의 거룩한 뜻을 따르며 온갖 마음으로 천주 성자 예수 그리스도 대장의 편에 서서 이미 항복 받은 세상의 마귀를 공격합시다. 갈팡질팡 어쩔 줄을 모르는 이런 시절을 당해 마음을 늦추지 말고 도리어 힘을 다하고 역량을 더해서 마치 용맹한 군사가 무기를 갖추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이 우리도 싸워 이겨냅시다.

 

부디 서러 우애를 잊지 말고 서로 도우면서 주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환난을 거두시기까지 기다립시다. 혹 무슨 일이 있을지라도, 부디 삼가고 극진히 조심해서 주님의 영광을 위하고, 조심을 배로 더하고 더해 갑시다. 여기 감옥에 있는 20인은 아직 주님의 은총으로 잘 지내니 설혹 죽은 후라도 여러분은 그 사람들의 가족을 부디 잊지 말아 주십시오.

 

할 말이 무궁한들 어찌 편지로써 다할 수 있겠습니까. 이만 그칩니다. 우리는 머지않아 전장(戰場)에 나갈 터이니 부디 공을 착실히 닦아, 천국에서 만납시다.

 

마음으로 사랑해서 잊지 못할 신자여러분!

 

여러분은 이런 어려운 시절에 만나 부디 마음을 헛되게 먹지 말고 밤낮으로 주님의 도우심을 빌어, 마귀와 세속과 육신의 삼구(三仇)에 맞서서 박해를 참아 받으며, 주님의 영광을 위하고 그대들의 영혼을 위한 큰 일을 경험하십시오. 이런 박해 때에는 주님의 시험을 보게 됩니다. 세속과 마귀를 물리쳐서 덕행과 공로를 크게 세울 때입니다. 부디 환난에 눌려 항복하는 마음으로 주님을 받들고 영혼을 구하는 일(事主救靈事)에서 뒷걸음질치지 마십시오. 오히려 지난날 성인 성녀들의 자취를 살펴 이를 본받고 실행하여 우리 교회의 영광을 더하십시오. 하느님의 착실한 군사이며 의로운 아들임을 증거 하십시오. 여러분의 몸은 비록 여럿이나, 마음으로는 한 사람이 되어, 사랑을 잊지 말고 서러 참아 나가며 돌보고 불쌍히 여기며, 주께서 가련히 여기실 때를 기다리십시오.

 

할 말은 끝없지만, 있는 곳이 타당치 못해 더 적지 못합니다. 모든 신자들은 천국에서 만나 영원한 삶 누리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내 입을 여러분의 입에 대어 사랑으로 입마춥니다.

 

부감목 김 안드레아

 

세상 온갖 일은 주님의 뜻 아닌 것이 없고(莫非主命), 주님께서 내리신 상이나 벌 아닌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박해도 역시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바니 그대들도 달게 받아 참으면서 주님을 위하고, 오직 주님께 슬피 빌어서 평안함을 주시기를 기다리십시오. 내가 죽는 것이 여러분의 감정과 영혼 대사 에 어찌 거리낌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오래지 않아 나보다 더 착실한 목자를 상으로 보내시리니 부디 서러워 마십시오. 큰사랑을 이뤄 한몸같이 주님을 섬기다가, 죽은 후에 한가지로 영원히 하느님 앞에서 만나, 길이 영복을 누리기를 천번 만번 바랍니다. 평안히 계십시오.

 

김 신부가 애틋한 마음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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